2014년 7월 7일 월요일

2014년 7월 5일의 일기

벌써 열 살.

침대에 잠든 모습을 바라보면 몸이 얼마나 많이 자랐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따져보면 그 밖에도 동규의 성장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전보다 조금 시들한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계속하고 있는 바둑. 이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그의 자전거 타는 기술. 지난 연말에 시작하여 벌써 체르니에 돌입한 피아노 연주.

그리고 이제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도 극장에서 무리없이 볼 수 있게 되었고, 동네 놀이터 가는 정도는 혼자서도 들락날락하는데 문제가 없다. 샤워도 꼭 엄마 아빠가 시켜줬었지만 이젠 혼자서 하려는 날도 있고, 아빠와 둘이 샤워를 하자고 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제는 일기를 쓰라고 했더니 다음과 같이 써 놓아서 엄마 아빠를 웃게 만들었다.

2014년 7월 5일 (토)요일
날씨 : 옷을 가볍게 입었다. --> 최근 일기에선 죄다 이렇게 날씨를 적고 있다, 여름이니까...제목 : 저녁에 군것질
오늘은 하루가 거의 끝났을 때 군것질을 했다. --> 평소와 다른 시간에 뭔가 하는 것이 퍽 좋았나 보다.나는 던킨도넛츠에서 쪼그만한 걸 먹고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 아니면 편의점에서 참치 마요네즈 삼각김밥을 먹으려 했다.
하지만 우리가 던킨도넛츠에서 막 떠나려 할때 엄마가 연극이 끝나고 왔다. --> 동규와 아빠는 외가집에서 저녁을 먹고, 대학로에서 연습이 끝난 엄마를 데리고 일산으로 가려던 계획. 생각보다 연습이 늦게 끝나 연습실 앞 던킨에서 도넛을 먹으며 기다리던 중이었다. 따라서, 막 떠나려던 참에 엄마가 등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나는 삼각김밥을 먹으려고 편의점으로 가려고 하는데 엄마가 먹지 말라고 했다.
나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삼각김밥은 밥이니까 먹어도 되지 않을까요?'
그랬더니 엄마가 차라리 감자튀김을 먹으라고 해서 나는 감자튀김을 먹으면서 집에 갔다.
나는 그렇게 말한 내가 자랑스러웠고, 앞으로도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것이다. -->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천진난만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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