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아침 8시의 대화

동규와 엄마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을 시간, 수영장에 다녀와 토스트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했다. 출근까지 남은 십 분 가량의 시간, 부엌 바닥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뒤적거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뒷머리 한 웅큼이 위로 뻗쳐오른 동규가 고개를 쓰윽 내밀더니 날 보고는 웃으며 거실로 나온다. 그 표정과 살금살금 걷는 모양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나도 웃으며 거실로 나가 안아 주었다. 소곤소곤 작은 소리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엄마가 듣고 잠에서 깨는 것이 두렵기라도 한 듯.

엄마가 잠든 이른 아침에 일어나 돌아다니는 것이 즐거웠는지 동규는 계속 싱글벙글 예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묻기를 "아빠는 나 말고 좋아하는게 또 뭐가 있어?" 아주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고 싶었으나 꾹 참으며 이야기해 주었다. "아빠는 엄마도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 커피 마시며 이렇게 신문 읽는 것도 좋고. 그리고 일기 쓰는 것도 좋아하지... " 그리고 얼마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moleskine 노트에 쓴 일기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휴대 전화가 출근 시간임을 알렸다. 동규에게 어서 엄마가 자고 있는 침대로 들어가 보라고 얘기해 주었다. 나가기 위해 일어났는데, 동규가 내 핸드폰과 가방을 현관까지 챙겨 주었다. 신발을 신고 있는데 자리를 떠나지 않으면서, 신발 뒷부분을 꺾어 신으면 빨리 죽는다는 출처 모를 이야기도 해 주었다.

문을 닫고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는 동규 때문에 아주 따뜻한 마음을 품고 출근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