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6일 일요일

지난 여름 이후에 일어난 몇가지 일들, 그리고...

한국에서 두달여의 시간을 보내며 동규가 식사를 게을리해서 온 식구들이 마음 고생을 좀 했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이후로 제법 발전한 부분도 꽤 된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기저귀를 졸업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보다 훨씬 오래전에 시작하긴 했으나 워낙에 조심스러운 성격인지라 지난 여름 이후로 어른들처럼 성큼성큼 - 한발 한발 모아가면서가 아니라 - 계단을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하긴 돌 즈음에 갑자기, 거의 넘어지는 일도 없이 걸음마를 시작한 걸 보면서, 겁이 많아서랄지 아니 좋게 말해 치밀한 준비성을 가졌기 때문이랄지, 섣불리 행동하지 않는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보긴 했다. 지금 타고 있는 네발자전거의 보조바퀴를 언제쯤 떼고 탈 수 있겠냐 물어보니, 열살 - 동규가 말하는 나이는 대체로 만 나이를 의미한다 - 쯤 되어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 말 다했지.

최근에는 한글 읽기에 제법 열중하고 있는데, 이제 단자음과 단모음으로 조합된 글자를 제법 읽어댄다. 이런 모양을 보노라면 가슴이 막 벅차오를 지경이다.

오늘은 우연히 잠깐 이창동 감독을 뵐 기회가 있었는데, 점심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서기 전에 '영화를 만드는 아주 유명한 감독님을 만나고 올거야' 했더니 '그럼 영화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보고 와' 하고 아주 그럴 듯한 대답을 해서 무척 흡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해력이 좋아졌는지 최근엔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어줬더니 재미있게 듣더니만, 엊그제부터는 보물섬을 재미있게 듣고 있다. 조금 더 있으면 고민상담도 부탁하고 삶의 조언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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