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5일 목요일

cité des sciences - 3

일년 회원권 본전 뽑는다고 과학관에 매주 가고 있어요.


하지만 동규는 아직 지겨워하는 기색이 없군요.


동규 입안에 든 초코렛이 묻은 빵은 '마들렌'이라고 하는 거에요. 한때 참 열심히 먹더니 요즘은 전같지 않네요. 그땐 동규가 '아침빵' - 초코렛이 없는 마들렌 - 이라고 부르며 참 좋아했었어요.


갑자기 더워진 날씨 때문에 안그래도 땀많은 동규 머리가 흠뻑 젖었어요.


날도 더운데 한잔 해야죠.

2008년 5월 3일

2008년 5월 14일 수요일

cité des sciences - 2


소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털썩 배를 깔고 엎드려, 마치 포석정마냥 좁은 물길을 따라 떠가는 플라스틱 조각들을 집어들고 장난치며 좋아라 해요.


마치 군인아저씨들 입는 것 같은 우의를 입고, 플라스틱 양동이에 물을 담고 버리는 놀이를 하지요. 사진을 통해 보니, 잔뜩 집중한 듯한 표정이 잘 보이네요.


아무리봐도 제 몸에 비해 작아뵈는 자전거 모형에 매달려 있는 동규.


과학관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늘 애용하는 큼직한 빨간 소파. 햄과 치즈를 넣고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 간을 한 pâte – 마카로니, 스파게티 등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것들을 통칭하는 말 – 를 맛있게, 아주 느슨한 자세로 먹고 있어요. 거의 황제 수준의 편의를 누리고 있달까요 ?


프랑스에서 역사적, 전설적인 기종으로 통하는 씨트로앵사의 2CV 모델 자동차에 앉은 동규. 간만에 아빠와 함께 포즈도 취해봤네요.

2008년 4월 26일

2008년 5월 13일 화요일

수영장

지난 일요일 오후 동규와 둘이서만 수영장에 놀러 갔다.

집 근처 공원에 산책을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동규와 아빠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그다지 흔치 않다. 두돌이 훨씬 지나도록 가급적 그런 기회를 꺼리는 경향에 내게 있는 탓이다. 그리고 그 핑계란게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일에 대한 자신감 결여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자신감도 문제지만 익숙치 않은 일을 피하고자 하는 비겁함이 더 큰 것 아닐까 싶다. 대신 최대한 열심히 놀아주고 동규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에 집중해왔다.

어쨌거나, (별것도 아닌 일에) 큰 맘 먹고 수영장에 갔는데 워낙 날씨가 좋았던 탓에 거의 30분을 줄서서 기다린 후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히는데 하도 딴짓을 해대는 통에 어르고 협박을 수없이 거듭한 후에야 간신히 준비를 마치고 풀에 들어갔다.

아가들이 놀도록 마련된 아주 얕은 풀에서 비치볼을 들고 이리 저리로 신나서 뛰어다니다가, 풀 밖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땅에 부딪히고는 엉엉 울어댄다. 달래놓으니 또 잘 놀다가 다른 형아가 모르고 흔드는 오리발에 또 얼굴을 부딛히고 또 울고. 그 다음부터는 다행히 그런 사고 없이 재미있게 놀았다.

아빠를 닮아 그런지 정말 겁이 많다. 다른 형 누나들이 물장난하는 통에 물이라도 튀면 눈도 못 뜨고 금새 자리를 피한다. 장난으로 머리에 물을 조금 부어줬더니 물에 빠진 사람처럼 눈을 지끈 감고는 완전히 마비 상태다. 자기 비치볼을 다른 꼬마가 만지려고 다가가기만 하면 냉큼 집어들고는 치워버리는 폼이 소심하기 짝이 없다.

집을 나서기 전 가장 큰 걱정이었던 샤워하기. 예상외로, 좀 힘들어하긴 했지만 눈을 꼭 감고는 샤워기 아래에 버티는 것이 가능하길래 조금 놀라웠다. 앞으로 좀 연습을 하면 샤워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탈의실이 너무 붐비는 통에 락커 앞에서 물을 닦고 로션을 바르고 옷을 갈아입히는데, 딱하게도 계속 까치발로 서 있다. 바닥에 물기와 머리카락 등이 지저분해서 그걸 못견디고 그러는 거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결국 못견디겠는지 징징대기까지 한다. 좀 이따가 깨끗이 발을 닦아주겠다고 달래도 소용이 없어 결국 수건 하나를 바닥에 깔아주고 그 위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잠잠하다.

워낙에 겁도 많고 소심한 구석이 있어서 좀 더 크면 거칠고 격렬한 운동으로 호연지기를 좀 키워줘야겠다는 생각에 더욱 확신이 커졌다.

2008년 5월 12일 월요일

동규 더블

과학관에 가는 길, 버스 안에서 지나는 차 구경에 여념이 없는 동규.



2008년 4월 26일

2008년 5월 9일 금요일

rue girardot

(운이 좋으면) 하루에도 몇번씩 지나게되는 우리집 앞길이에요.


아빠와 함께 엄마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이에요.


동규 머리위의 5라는 숫자가 적힌 곳이 바로 우리집이에요.


남의 집 문앞에서 괜히 장난도 치고 그래요.


동규 뒤쪽으로 보이는 큰길에 나가서 오른쪽으로 걷다보면 지하철역이에요.

2008년 4월 26일

2008년 5월 6일 화요일

아침 됐네

동규는 이제 만 두살 반의 건강하고 명랑한 아이다. 달콤한 디저트를 즐겨 먹고, 밖에 나가 산책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만화영화 Cars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하루에도 ost를 몇번씩이나 반복해 듣고, 녹색 자동차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발견하면 아빠 엄마 자기 순서로 이름을 붙이고, 아빠 엄마에게 자신의 말을 반복하게 하고 - "차가 내려갔네 해!" "차가 올라갔네 해!" -, 아빠와 함께 바보같은 장난을 똑같이 열번이고 깔깔대며 반복하기를 즐긴다.

아침 점심 간식 저녁을 챙겨먹고, 낮잠자고, 목욕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놀기에 하루는 턱없이 짧은 모양이다. 반대로 엄마와 아빠는 그 시간이 결코 짧지만은 않게 느껴지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동규는 아침이 오는 것을 너무나 반가와한다. 싱글벙글대며 다가와서는 경주용차가 나오는 만화 - 아쉽게도 주말 이틀면 tv에 나온다 - 를 보자거나 안아달라거나 하는데, 종종 뭔가 대단한 일이기라도 한 양 창밖을 보며 "아침 됐네"라고 귀엽게 덧붙이곤 한다.

우스운 건, 아침에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낮에도 오후에도 저녁에도 곧잘 아침이 왔다고 하는 것이다. 아침이 무엇이고 또 점심 저녁 밤에 대해 몇번 설명해 준 기억이 나는데, 정말 그것들을 혼동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아침이었으면 좋겠다싶어 우기는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런데 보고 있자니 가끔 좀 묘한 기분이 들곤 한다. 아직 시계도 달력도 볼 줄 모르고, 왜 일년에 네 개의 계절이 존재하며 어떤 순서로 그것들이 오는지, 왜 어떤 날은 놀이방에 가고 또 안가는지, 아빠는 하루종일 붙어 있다가 어떤 때는 하루종일 보이지 않는지, 왜 보고 싶은 만화는 아침에만 그것도 특별한 날에만 하는지, 갖고 싶은 장난감은 그런 마음이 들때 바로 가질 수 없고 또 왜 장난감 가게는 그렇게 자주 문을 닫아 잠그는 건지, 이상하기 짝이없는 자연현상과 인간사회의 모습은 전적으로 엄마 아빠의 설명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이 모든것들 때문에 갑갑하고 이상한 마음이 들지는 않을까 싶은 것이다.

불과 일년전과 비교해서 엄청난 정신적 신체적 발전을 이뤘다하지만 이래보건대 아직 너무나 어린아이인 것만 같아 괜히 측은한 생각도 들고, 나 자신이 대단한 독재자처럼 느껴지곤 한다. 한 인간의 의식주와 여가와 사상의 자유를 철저하게 좌지우지하는 전지적 독재자.

가끔 한밤중에 침대에서 뛰쳐나와 엄마 아빠와 재미있게 놀고싶다는듯 "아침 됐네!"하고 항변하듯이 외칠때는, 좀 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이해불가한 세상의 규칙에 대항한 자유의 선언같기도하여 조금 엄숙한 기분에 휩싸이기도 한다.

2008년 5월 3일 토요일

강변에서

아빠 생일을 맞아 다함께 외출을 했어요.

아직도 찬바람이 많이 부는 세느 강변을 산책하다가 이태리 식당에서 피자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2008년 4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