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8일 토요일
지난 여름 - 7
영국에서 고모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런던에서 스코틀랜드까지 바삐 돌아다니다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프랑스 집으로 돌아왔어요. 큰아빠는 회사일 때문에 영국에서 바로 한국으로 귀국하셨고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엄마가 그려준 동규 초상화.
그로부터 약 20일 후에는 한국에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더랬지요.
한국의 수많은 어린이들과 마찬가지로, 동규의 여름방학에서도 문화 생활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할머니와 함께 과천 현대미술관에 놀러갔어요.
2008년 여름, 프랑스, 한국.
2008년 10월 10일 금요일
학생 윤동규
한국에 좀 더 눌러있다 올 수도 있었는데, 프랑스로 돌아오기를 서두른 것은 동규의 입학 때문이었다. 이번 9월 드디어 동규가 Ecole maternelle - 한국으로 치면 유치원 정도?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벌써 학교라고 부른다 - 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그래서 주말에 프랑스에 떨어져, 시차적응도 - 아마도 - 미처 하지 못한 채로 월요일부터 바로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이곳의 공교육 시스템은 같은 유럽내에서도 이른 나이로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어린 나이부터 사회성을 키운다는 취지도 있겠지만, 형편이 넉넉치 못한 가정에서도 아이를 마냥 집에서 놀려두지 않고 그 나이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성 싶다.
동규가 다니는 Ecole Maternelle "Diderot"에는 petit, moyen, grand 세 학년이 있는데 합해서 10개의 반이 있다고 한다. 동규는 그중 7반, 곧 7PS - 7 petite section - 이 되겠다. Véronique라는 여선생님이 담임을 맡으시는데, 20명이 약간 넘는 아이들과 한반에 속해 있다. Crèche에서와 마찬가지로 엄마가 일을 하지 않는 다는 점 때문에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만 학교에 머물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고, 일주일중 학교가 쉬는 수요일을 빼고 4일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작년에 crèche에서 한달여의 힘겨운 적응훈련을 경험한 탓인지 이번에는 학교에 가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여서 한시름 놓았다.
꼬맹이들만 모아놓았다고는 해도 학교는 학교인지라, 도착하면 출석도 부르고, 미술시간도 있고, 노래와 율동도 배운다. 학기초에 부모들에게 커다란 노트를 하나씩 준비하도록 해서는, 학교에서 한 활동 내용을 그 속에 붙여주고, 종종 부모들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단지 보여주기만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한 활동을 그 속에 담아주면 학교와 가족간의 대화가 될 수 있단다.
얼마전 친구를 조금 때렸다는 것, 학교에서 말이 없다는 선생님의 지적에 좀 걱정이 들긴 하는데, 차차 좋아지겠지 하면서 위로를 삼고 있다. 최근에는 동규가 혼자 놀면서 짧은 프랑스말로 뭐라뭐라 지껄여대기도 하고, 밤에 재울 때 방을 나가지 말라고 부탁해서 함께 누워 얘가 뭐하나 지켜보니 노래며 프랑스말 따위를 중얼중얼대는게 마치 혼자서 프랑스말 공부를 하는 것 같아서 조금 딱하기도 하고 반대로 대견스럽기도 했다.
얼른 동규가 친구들, 선생님과도 잘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등교 첫날 집을 나서기 전.
며칠 후, 학교 복도에서.
학교 운동장 끄트머리 나무 사이에 박힌 동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