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7일 월요일

Barbapapa / 바바빠빠

동규가 읽을 책들을 부엌 찬장들 중 하나에 주욱 꽂아 두었다. '책 읽자, 읽고 싶은 책 찾아서 가져와' 하거나 아니면 자발적으로 책 한권을 골라서 양 손에 조심스레 들고 오는 모습이 무척 귀엽다. 책 읽는 자세는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동일하다. 엉덩이를 쑥 내밀고는 엄마나 아빠의 무릎에 털퍽 주저앉는다.

어릴 적 티비에서 만화를 봤던 기억도 있었고, 이곳 시립도서관의 아이들 책 코너에도 한두권 굴러다니는 것을 봤던 생각도 나서 한국에 간 김에 이 책을 구입했다. 며칠 전까지는 '바바빠' 혹은 '빠바빠' 등으로 비슷하게 부르더니만 이제는 거의 완벽하게 발음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제목을 완벽하게 말할 수 있는 첫번째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 실은 그림을 보며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는 - 태도를 관찰해 보면, 아직까지는 전체적인 이야기 보다는 각 페이지에 나오는 사물이나 동물들을 단편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고, 그 중 아는 것이 나오면 금새 관심이 집중되고 좋아하는 것이 나올 때엔 무척 반가와 한다.

바바빠빠가 태어나는 첫 페이지부터 동규가 좋아하는 야옹이가 나오는데, 그래서 주의를 끌기가 아주 쉽다. 엄마, 야옹아 - 야옹이를 이렇게 부른다 - , 알, 새 같은 아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아쉽게도 프랑수와와 헤어지는 장면에서 눈물 흘리는 바바빠빠를 보며 나름 쓸쓸한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보는 엄마와 아빠는 늘 웃음이 나온다. 조금 더 지나면 바바빠빠가 거리를 헤매는 부분이 나오는데, 슬퍼하건 말건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들이 많이 나온다고 반가와한다. 건물에 불이 붙는 장면에서는 늘 불을 가리키며 관심을 보이는데, 그때마다 그건 아 뜨거워 하는 위험한 거라고 설명해준다. 그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빨간 불자동차, 그리고 이제 익숙해진 지하철역 표시 따위.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마지막으로 바바빠빠, 자동차, 자전거, 멍멍이 등을 찾아보도록 시켜본다. 책 앞뒤 표지 안쪽이 바바빠빠의 피부색인 엷은 핑크빛으로 칠해져 있는데, 장난삼아서 이게 바바빠빠를 아주 가까이에서 본 모습이라고 설명해 주곤 하는데 과연 언제쯤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게 될런지, 아빠가 장난치고 있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될지 궁금하다.

단순한 그림들이긴 하지만 카페, 거리 모습, 건물 장식들, 상가 간판 따위등의 디테일이 꽤 충실하게 표현되어 있어 재미있다. 바바빠빠의 늘 웃는 듯한 표정과 귀여운 모습에 퍽 친근감이 가고,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과 친해지고 싶고 호의를 잘 베푸는 긍정적인 면이 마음에 든다. 간혹 아주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작품들 속에서 드러나는 다소 시니컬한 시선이 마음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 특히 호감이 간다.

(참고)


2007년 8월 25일 토요일

The Many Adventures of Winnie the Pooh - 1977


지긋지긋한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지레 겁을 먹고 있을 때, 아이가 좋아할 만한 비디오를 노트북으로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는 얘기를 들었다. 옳거니 싶어 몇가지를 노트북 하드에 복사해 두었는데, 바로 이 작품과 "이웃의 토토로" 그리고 또 다른 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 하나. 정작 귀국길 비행기 안에서는 보여줄 필요가 없어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혹시나 재밌어 하지 않을까 싶어 토토로를 보여주었는데 그 결과가 폭발적이었다. 내 무릎에 앉혀놓고 함께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 보는데 20분, 30분이 지나도록 꼼짝않고 집중하는 것이다. 겨우 만 한살 반짜리가. 이러다 뭔가 일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만화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나름 설명도 해주는 등 자꾸 말을 걸어주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불안함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얼마 후 토토로는 시들해 졌지만 대신 곧바로 푸우에 몰두하게 되었고 그 후로 틈만 나면 '푸우'를 외쳐대는 통에 재밌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랬다. 약 50여일을 한국에서 보내고 프랑스에 돌아온 바로 그 다음날 아침부터 - 부친 짐들이 어디론가 사라져 엄마와 아빠는 망연자실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도 -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푸우를 불러댔다. 위기 상황을 기회로 돌리고자, 가급적이면 다른 놀이에 정신을 돌리도록 노력하고, 대신 봐야 할 때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정시키고자 노력했다.

배가 고프거나 피곤해서 짜증낼 때 무릎에 앉혀놓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본 비디오를 보고 또 보고, 밥 먹기 싫다거나 이빨 닦아주는 것을 귀찮아 할 때 푸우와의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은근히 협박하거나 회유하고, 머리 감고 헹굴 때 고개를 번쩍 처들게 하기 위해 노트북을 목욕탕까지 들고 들어가 머리 위에서 잠깐 보여주고...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대체 뭐가 그리 좋을까 나름 생각해 보았는데, 뭐니뭐니해도 좋은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원작의 캐릭터(오른쪽 그림)와 모습은 퍽 다르지만 이야기 자체는 A.A. Milne와 Ernest Shepard의 책에 퍽 충실한 편이다. 디즈니에서 나온 그림 책 말고 원작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푸우에 관심있는 어린이 혹은 어른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또 재미있는 것은, 여러 에피소드들을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소개하는 영화의 형식. 동규가 비디오만 좋아하고 책은 지루해 하면 어떡하나 싶어, 푸우 책은 갖고 있지도 않지만, 이 재미있는 얘기와 귀여운 동물들이 원래 책에 들어 있는 것이니 책을 보면 이 친구들을 다 만나볼 수 있다고 얘기해 주고 있다. 뭐 이런 식으로 책읽는 습관이 많이 좋아지기야 하겠냐고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그래도 부모 마음이란게 늘 그런 거니까.

좋은 원작이니 재미있는 얘기가 된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의 노력과 성우들의 연기는 늘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따라부르고 싶은 기분좋은 멜로디의 삽입곡들도 너무나 좋다. 영화 첫부분 각 등장인물들이 소개되고 끝으로 푸우나 나타날 때 동규는 너무나도 기쁜 표정으로 즐거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나타나면 왠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는 것이, 자세한 건 몰라도 꽤 중요한 인물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드는가 보다. 아니면 유일한 인간 캐릭터이기 때문일까? 바람이 많이 불던 날 푸우와 피글릿이 일종의 아크로바틱 신을 펼치는 부분에서 동규가 웃는 걸 보면, 역시 슬랩스틱 코미디는 인간의 본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모양이다.

훈훈한 캐릭터들간의 관계도 긍정적이고 나름 교훈적인 면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좋은건 하루에 한번씩 1주일을 함께 보더라도 지겹지 않다.

2007년 8월 20일 월요일

수영장, 말하기

동네 수영장에 두 번째로 다녀오다. 겁이 많아서 그런지 깊은 곳으론 들어가려 하지 않지만, 엉덩이 부근 정도까지는 자발적으로도 들어간다. 비치볼이며 오리 등을 이용하여 엄마 아빠 쪽으로 유도해 보아도 말을 잘 듣지 않고, 여기저기 구경하는데 오히려 더 열심이다. 하수구 구멍을 들여다보고, 볼록 튀어나온 물건을 구경하고, 깊은 물쪽에 가서 구경하고, 주변의 형 누나들 노는 것을 구경하고...

이미 한국에서 말이 많이 늘었다고 느꼈었는데, 요즘은 훨씬 나아진 듯하다. 두 단어로 간단한 문장을 이야기한다. 가령, "엄마 없다" "야옹아 안녕" 같은 식으로. 그 의미를 알건 모르건 엄마 아빠가 사용하는 단어를 쉽게 잘 따라한다. 얼마전 산 자전거를 아주 좋아해서 '자장'이라고 부르더니 곧 그 뒤에 '아'를 붙여 '자장아'하고 부르기 시작했다. 아직 '아' '야' 따위를 구별해서 말하지는 못하나 조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2007년 8월 18일 토요일

다시 프랑스로...

프랑스로 오는 길에 짐가방도 사라지는 둥, 나름 어려움이 있었지만 동규는 꿋꿋이 잘 지내고 있어요. 요새는 만화 '푸우'에 푹 빠져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여달라고 조르네요. 만화보는 동안에는 별 생각이 없어지지요.




세느 Seine 강변에 여름 바닷가 분위기로 꾸며놓은 것이 일명 Paris plage. 모처럼 날씨 좋을 때 강변에서 낮잠도 자고 산책도 하고 놀았어요.

2007년 8월 16일 목요일

갈비집, 산정호수

친척분께서 운영하시는 음식점에 두 시간 여를 달려가서 갈비를 먹었어요. 계곡물에서 발도 담그고요.




돌아오는 길에 산정호수에 들러 배타고 놀았지요. 동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배를 탄 거래요.




한국에서 보낸 동규의 여름 휴가는 이걸로 마무리 짓습니다. 다음부터는 프랑스에서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2007년 8월 15일 수요일

바닷가

우유를 좋아하는 건강하고 늠름한 윤동규 어린이.




출국하시는 큰아빠를 인천공항까지 전송하고, 가까운 바닷가에 놀러갔어요.

2007년 8월 14일 화요일

사촌들, 심학산

동규의 사촌형 현우와 사촌누나 은서. 다들 동규를 무척 좋아해서 다 함께 모이면 온 집안이 시끌벅적 요란했지요. 내년쯤 사촌동생까지 합세하면 더 볼만할 거에요.




얼마전 할아버지 스페셜에서도 소개했던 심학산 갔던 날 사진이에요.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할아버지 스페셜 - 5

벼르고 벼르던 끝에 드디어 수영장에 놀러 갔지요.




아기변기에 늠름하게 앉아있긴 하지만, 실은 폼만 잡고 있는거에요.



엄마와 함께 아파트 단지 산책하다가 한장.



심학산에 놀러가서 할머니와 재미있게 놀고 있어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늠름하게. 사실 여기서 한 일은 거의 없어요.



용산 국립박물관에 구경하러 간 동규.



이번 포스팅을 끝으로 올 여름 할아버지 스페셜은 일단 막을 내립니다. 그럼 모두들 즐거운 여름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