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열흘로 예정되었던 크레시 적응 기간이 끝이 났다. 열흘 중 이틀은 영국에 다녀오느라 건너뛰고, 또 하루는 파업 때문에 그냥 지나갔다. 결국 온전히 남은 것은 총 7일이었는데 별 문제 없이 동규는 공동생활을 지내고 또 집에 돌아오고를 반복했다.
그보다 엄마 아빠를 걱정시킨 것은 여전히 잠 문제다. 낮잠과 밤잠. 이 두가지는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요약하자면 일찍 낮잠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고 밤에는 중간에 깨지 않고 쭉 평화롭게 아침을 맞아야 한다는 것. 밤잠에 문제가 생기면 낮잠에 영향을 주고, 낮잠 역시 제때에 적당히 자지 않으면 밤잠 스케줄에 또 문제가 생긴다. 요 얼마간 동규의 밤잠은 엄마 아빠에겐 악몽에 가까왔다. 매일 저녁 전략 회의를 통해 침대의 배치 및 각자의 포지션을 결정하고 또 문제 발생시의 대응책 역시 고민해 보았으나 여태껏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했다. 멀쩡히 제 침대에 눕혀 재워 놓아도, 새벽이면 깨어나서는 열심히 차를 가지고 놀고 엄마에게 아깡을 부탁하고 생글생글대는데 그럼 다시 재우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새벽에 이렇게 한참을 실랑이 벌이다 보면 결과는 늦잠으로 나타나는데, 그러면 아침 만화 시간을 놓친 동규에게도 불행한 일이며 일찍 낮잠 자기도 어렵고 식사 시간 맞추기며 뭐 하나 여유롭게 되는 것이 없다.
그야 그렇고, 금주 들어 조금 발전된 적응 기간을 시작했다. 엄마가 동규를 크레시에 데려다 주고 한시간 동안 안녕 하는 것. 혹 심하게 떼를 쓰거나 엄마를 찾을 경우를 대비하여 엄마는 근처 카페에서 핸드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낸다. 지난 주에 비슷하게 딱 한번 시도를 했었는데, 약 40여분 후에 엄마가 호춢되었고, 금주 첫째날 또 같은 시도를 했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단다. 간식 시간에 비스켓도 실컷 – 별로 놀랍지 않다. – 집어먹고, 한시간 내내 한번도 엄마를 부르지 않고 잘 놀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엄마는 그 시간동안 안절부절하고 있었다고 하니 뭐가 거꾸로된 것인지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 다음으로는 1시간 30분동안 시도를 한다고 하고, 이렇게 차차 시간을 늘려갈 것이라고 한다. 부디 동규가 크레시 생활에 잘 적응해 주길 바란다.
잠문제도 그렇고 이런 저런 생활과 습관에 관한 문제가 간단치 않은 것은,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정신적 육체적 복잡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욱박지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마냥 상냥한 얼굴로 타이르고 타이르기만 할 수도 없고. 또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는데 과연 이것때문인지 저것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알쏭달쏭하기가 일쑤다. 요즘 부쩍 밤잠을 설치며 수없이 엄마를 찾아대는 것만 해도 그렇다. 크레시에서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을 하는 것과 관련이 좀 있지 않을까 싶은데, 확실한 것은 동규가 말해주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아니면 그냥 밤새도록 지루하게 누워서 지내는 것이 좀이 쑤시는 것 뿐일까?
2007년 10월 24일 수요일
엄마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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