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6일 일요일

Cars - 2006


한동안 푸우에 대한 동규의 관심과 애정이 너무 지나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럴 바에야 차라리 다른 놀이 거리를 개발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을 텐데 다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다른 영화를 보여주어 관심을 좀 분산해 봐야 겠다고 맘 먹었던 것이다. 역시 편안하게 디즈니 계열 작품 속에서 후보작을 찾았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카 였다.

처음엔 계획대로 잘 되는 것 같지 않더니만, 어느새 기대 이상의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푸우를 외치는 일이 거의 사라져버렸고 아침부터 카를 보여달라고 조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어느 날 밤에는 잠꼬대로 카를 부르는 일까지 있었다. 너무 심하다 싶어 하루에 꼭 한 번만 보여주기로 했고, 가능하면 컴퓨터를 틀지 않고 하루를 보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이가 외출과 놀이로 바쁜 날에는 굳이 만화영화 따위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게 지낼 수 있다. 간단하지만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 프랑스어에 접하는 기회가 적은 만큼, 이번에는 특별히 프랑스어 버전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영어 버전에 비해 더빙 수준이 어떤 지는 비교해 본 일이 없는 만큼 특별히 할 말이 없다. 물론 그래픽이나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서는 감탄스러울 뿐이다. 캐릭터들의 귀여운 표정과 움직임 따위도 무척 좋고 고속도로와 자연 풍경, 경주 장면도 아주 멋지다. 색감도 화려하고 영화 초반과 막바지의 호흡은 아주 빨라 지루할 틈이 없는데 이게 오히려 걱정스러운 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다 보여주기엔 너무 길기 때문에 주로 첫 부분을 틀어주는데, 너무 요란하고 화려해서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을까 싶어서다.

아이와 함께 아주 여러 번 영화를 보다가 이 영화속의 세계는 인간과 차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로 차들의 세상이라는 것을 갑자기 깨닫고 나의 몰이해에 대해 새삼 놀랐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경주에 모두들 그렇게 열광하는 것이고 심지어는 파리들도 자동차 모양으로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고. 인간의 입장에서 차를 다른 생명체처럼 상상하는 것이냐 아니면 차의 입장에서 세상을 상상하는 것이냐의 문제 쯤 되는 것일텐데, 과연 아이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일말의 실마리 같은 것을 품고 있기는 한 걸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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