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규가 읽을 책들을 부엌 찬장들 중 하나에 주욱 꽂아 두었다. '책 읽자, 읽고 싶은 책 찾아서 가져와' 하거나 아니면 자발적으로 책 한권을 골라서 양 손에 조심스레 들고 오는 모습이 무척 귀엽다. 책 읽는 자세는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동일하다. 엉덩이를 쑥 내밀고는 엄마나 아빠의 무릎에 털퍽 주저앉는다.
어릴 적 티비에서 만화를 봤던 기억도 있었고, 이곳 시립도서관의 아이들 책 코너에도 한두권 굴러다니는 것을 봤던 생각도 나서 한국에 간 김에 이 책을 구입했다. 며칠 전까지는 '바바빠' 혹은 '빠바빠' 등으로 비슷하게 부르더니만 이제는 거의 완벽하게 발음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제목을 완벽하게 말할 수 있는 첫번째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 실은 그림을 보며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는 - 태도를 관찰해 보면, 아직까지는 전체적인 이야기 보다는 각 페이지에 나오는 사물이나 동물들을 단편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고, 그 중 아는 것이 나오면 금새 관심이 집중되고 좋아하는 것이 나올 때엔 무척 반가와 한다.
바바빠빠가 태어나는 첫 페이지부터 동규가 좋아하는 야옹이가 나오는데, 그래서 주의를 끌기가 아주 쉽다. 엄마, 야옹아 - 야옹이를 이렇게 부른다 - , 알, 새 같은 아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아쉽게도 프랑수와와 헤어지는 장면에서 눈물 흘리는 바바빠빠를 보며 나름 쓸쓸한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보는 엄마와 아빠는 늘 웃음이 나온다. 조금 더 지나면 바바빠빠가 거리를 헤매는 부분이 나오는데, 슬퍼하건 말건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들이 많이 나온다고 반가와한다. 건물에 불이 붙는 장면에서는 늘 불을 가리키며 관심을 보이는데, 그때마다 그건 아 뜨거워 하는 위험한 거라고 설명해준다. 그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빨간 불자동차, 그리고 이제 익숙해진 지하철역 표시 따위.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마지막으로 바바빠빠, 자동차, 자전거, 멍멍이 등을 찾아보도록 시켜본다. 책 앞뒤 표지 안쪽이 바바빠빠의 피부색인 엷은 핑크빛으로 칠해져 있는데, 장난삼아서 이게 바바빠빠를 아주 가까이에서 본 모습이라고 설명해 주곤 하는데 과연 언제쯤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게 될런지, 아빠가 장난치고 있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될지 궁금하다.
단순한 그림들이긴 하지만 카페, 거리 모습, 건물 장식들, 상가 간판 따위등의 디테일이 꽤 충실하게 표현되어 있어 재미있다. 바바빠빠의 늘 웃는 듯한 표정과 귀여운 모습에 퍽 친근감이 가고,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과 친해지고 싶고 호의를 잘 베푸는 긍정적인 면이 마음에 든다. 간혹 아주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작품들 속에서 드러나는 다소 시니컬한 시선이 마음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 특히 호감이 간다.
(참고)
- 바바빠빠 공식 홈페이지
- 홀홀단신이던 바바빠빠는 이후 아래와 같은 대가족을 꾸리게 된다.




















